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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은 로마로 가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바울에게 예루살렘과 로마까지 가서 하나님의 일을 증거할 것에 대해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에서도 이미 숱한 모략과 죽음의 위기에 선 바울은 대제사장과 유대인들의 고소로 결박 당했지만 그에게서 아무 죄도 찾지 못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풀려날 텐데 바울은 가이사에게 상소함으로 결국은 로마행을 택합니다.

자신의 안위보다 하나님의 부르심이 그를 움직이게 합니다.

 

로마로 가는 배는 가는 과정에 숱한 난관에 부딪힙니다.

처음엔 호위하는 백부장의 호의로 동역자 데살로니가 사람 아리스다고가 동행하고 시돈에선 친구들을 방문하도록 허락되기도 하는 등 순적한 듯 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

첫 번째 어려움은 ‘더디게, 간신히 가는 것’입니다.

 

배가 더디 가 여러 날 만에 간신히 니도 맞은편에 이르러 풍세가 더 허락하지 아니하므로 살모네 앞을 지나 그레데 해안을 바람막이로 항해하여
간신히 그 연안을 지나 미항이라는 곳에 이르니 라새아 시에서 가깝더라
  <롬27 : 7,8>

 

저도 한동안 이 더딘 것과 간신~~~히 한 발짝 움직이나 싶은 이 거북이 속도에 조바심이 났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환경과 사람에 대한 원망하는 맘이 들기도 했습니다.

계획했던 일정보다 한 참이나 지나 아무 것도 되어지지 않는 것 같고, 간신~~~히 한 발짝 움직이는 이런 패턴이 괴롭게 합니다.

특히 사역에 있어서 더 그런 맘이 잘 드는 것 같습니다. 속히 보여주신 소명을 이루어 내고 싶은 욕망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배는 더디고 더디게 간신히 움직입니다.

 

두번째 어려움은 더 심각합니다.

유라굴로라는 광풍을 만난 것입니다. 이제는 배를 조정할 수도 없습니다. 그저 광풍에 밀려 가는 대로 수수방관할 수 없습니다.

광풍 이튿날부턴 살기 위해 짐을 내어 버리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이젠 짐들이 광풍 앞에서 배를 지탱하는 데에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얼마 안 되어 섬 가운데로부터 유라굴로라는 광풍이 크게 일어나니 <롬27:14>

 

이런 때가 옵니다.

환경이 열리는 것을 하나님의 응답으로 간주하는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하나님의 응답이 환경이 열리는 것으로 오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환경의 응답보다 분명한 것은 말씀입니다. 그 말씀이 분명할 때 아무리 환경이 열리지 않고 막아 서도 한 번 띄운 배는 주님의 손에 의탁해 가야 합니다.

 

그 과정에 비로소 하나님의 사람들이 자신의 짐을 바다에 내 던지는 때가 오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 배는 무역을 하는 배이기 때문에 배에 실은 짐은 모두 내다 팔아 이익을 얻기 위한 것들입니다. 이 짐들을 놓지 않으려 무수히 애쓰고 수고하다가 임계점에 이르러 쥐었던 손을 풀어 놓습니다.

나의 유익과 만족을 얻기 위한 동기들이 광풍 앞에서 바다로 내 던져지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풍랑으로 심히 애쓰다가 이튿날 사공들이 짐을 바다에 풀어 버리고 <롬27:18>

그리고 더 나아가서 배를 조종하기 위한 배의 기구마저 내어 버린다는 것은 더 이상 스스로의 힘으로 배를 운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지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붙잡고 있던 무수한 경험, 계획.. 내가 내 인생의 주인으로 붙잡고 있는 마지막 키마저 주님께 내어 드리는 순간입니다. 이젠 풍랑에 이끌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아니 바다에 수장될지도 모르는 중에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만 주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것 밖에..

 

사흘째 되는 날에 배의 기구를 그들의 손으로 내버리니라 <롬27:19>

 

그런데 더 큰 절망은 이 풍랑이 멈추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이렇게까지 다 내어 버렸으면 이제 그만 요나처럼 육지에 토해내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그리고도 해도 별도 보이지 않는 암흑 중에 그대로 있는 때가 길어지면 구원의 여망마저 없어졌다고들 말합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삶의 고통들. 지긋 지긋하게 사라지지 않는 내 안의 상처, 도무지 해결할 수 없는 커다란 문제 앞에 더 이상 기대마저 사라지고 포기하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여러 날 동안 해도 별도 보이지 아니하고 큰 풍랑이 그대로 있으매 구원의 여망마저 없어졌더라 <롬27:18>

 

유일한 구원의 소망이 주님이 되시는 때.

바울을 통해 말씀이 들립니다.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이제는 안심하라 너희 중 아무도 생명에는 아무런 손상이 없겠고 오직 배뿐이리라
내가 속한 바 곧 내가 섬기는 하나님의 사자가 어제 밤에 내 곁에 서서 말하되
바울아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가이사 앞에 서야 하겠고 또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 항해하는 자를 다 네게 주셨다 하였으니
그러므로 여러분이여 안심하라 나는 내게 말씀하신 그대로 되리라고 하나님을 믿노라
그런즉 우리가 반드시 한 섬에 걸리리라 하더라
<롬27:22-26>

 

현재 상황은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는데 바울은 ‘이제는!!!! 안심하라’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주님이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상황을 다스리는 말씀이신 주님을 만나면 비로소 환란 중에 평안을 얻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바울은 로마로 갈 것입니다. 로마로 가서 복음을 증거해야 하는 사명이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소명과 사명으로 시작된 항해는 아무리 더디고 간신히 움직이며 역풍과 광풍을 만나 사망의 골짜기를 지날 찌라도 침몰하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목적하는 항구로 반드시 보낼 것입니다.

사명이 끝나기 전에는 죽지 않는다고 하지요.

 

바울아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가이사 앞에 서야 하겠고 또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 항해하는 자를 다 네게 주셨다 하였으니 <롬27:24>

 

반드시 이 항해는 목적지에 도달할 것입니다. 항해의 여정에 나의 모든 짐과 나의 주인 된 것을 내려 놓는 것이 주님의 섭리입니다.

 

좌초의 위기에 빠진 지체가 있다면.. 주님의 섭리에 전심으로 맡겨 봅시다.

움켜 쥐고 있는 짐과 내가 애써야 하는 주권을 주님 발 앞에 남김 없이 내려 놓읍시다.

주님이 주신 소명에 귀 기울여 봅시다.

흑암 중의 유일한 소망은 빛 되신 주님의 말씀을 보는 것입니다.

주님이 내 앞에 우뚝 서셔서 키를 잡으시는 그 영광된 순간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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