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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削山塡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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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8 14:40

도하전 渡河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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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너희는 레위 사람 제사장들이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언약궤 메는 것을 보거든 너희가 있는 곳을 떠나 그 뒤를 따르라
그러나 너희와 그 사이 거리가 이천 규빗쯤 되게 하고 그것에 가까이 하지는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행할 길을 알리니 너희가 이전에 이 길을 지나보지 못하였음이니라 하니라 _ 여호수아 3:3,4

 

giving orders to the people: "When you see the ark of the covenant of the LORD your God, and the priests, who are Levites, carrying it, you are to move out from your positions and follow it.
Then you will know which way to go, since you have never been this way before. But keep a distance of about a thousand yards between you and the ark; do not go near it."
Joshua 3:3,4
 

 

2005년 주님은 세상으로 나가지 못하고 선교단이라는 안전한 곳에 숨어 있던 나를 불러내셨다.
그리고 액츠뮤지컬선교단의 '대표'라는 말도 안되는 역할을 맡기셨다. 대인기피와 중증선택장애를 가진 내가 대표라니..
하지만 부르심의 과정은 구체적이었고, 자연스럽게 하지막 '덜컥' 역할을 맡게 되었다.
그 해 선생(리더)을 잃어버린(?) 액츠지체들과 함께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던 중 처음으로 '전국투어'라는 것을 하기로 했다.
그 해 여름 3주간의 '전국투어' 장정에 올랐다.
네비게이션도 없던 시절, 지도책을 펼쳐 놓고 더듬 더듬 길을 따라 가며, 길을 잃기도 했다.
어느 시골교회의 장의자에서 잠을 자고 아침에 모여 말씀묵상을 나누었었다.
그 때 우리 모두에게 주신 말씀이 오늘 이 말씀이었다.

"너희가 이전에 지나보지 못한 길을 가게 될 것이다.
그러니 저 앞에 모두에게 보이도록 거리를 둔 '법궤(말씀)'를 따라 가야 한다."

이렇게 모두의 마음에 들려졌다.
그리고 정말 이전에 지나보지 못한 길,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게 하셨다.
내 인생에서도 한번도 꿈꿔본적도 없고, 생각해 보거나 계획해 본 적 없는 길로 인도하셨다.
그 해 가을 아르메니아를 시작으로 '뮤지컬죽임당하신어린양 다국어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지금은 ABA(Across Border ACTS)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액츠에서, C-TentMaker선교회에서 문화예술타문화선교를 위해 헌신하게 하셨다.
길을 잃기도 하면서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지나며 보았던 아름다운 풍경들을 잊을 수 없다.

15년이 지난 9월 5일 아침, 2호선 지하철 열차안에서 이 말씀을 매일성경 묵상본문으로 다시 만나며 다시 마음이 요동쳤다.
그리고 누가 볼새라 눈물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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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요단강 앞에 서 있다.
어느 때보다 요단강의 물은 가득 차 넘실거린다.
다른 방법으로는 이 강을 건널 아무 도구도 없다.
전략도 무용하며, 경험도 무용하다. 다만 건널 때가 되었다.
한 세대를 이끌었던 탁월한 리더 '모세'는 이제 이 세상에 없다.
'여호수아' 그가 일어섰다. 그는 우리가 이전에 알던 젊은이가 아닌 듯 했다.
그의 눈엔 형언할 수 없는 불꽃이 보였다.
그 불꽃은.... 맞다. 우리의 리더 모세의 눈에서 보았던 그 불꽃이다.
하나님이 그와 함께 하신다!

건널 때가 되었다.
전략도 무용하며, 경험도 무용하다. 다만 건널 때가 되었다.
이제 우리는 모세의 지팡이를 보지 않는다.
우리 앞에 계신 말씀을 본다. 다시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말씀이신 그분을 바라보며 딛는다.

아..... 내 어깨에 말씀이 지워 진다.

이 말씀을 지고 넘실거리는 강가에 섰다.
나와 함께 선 동료들의 옆얼굴을 본다. 그들의 눈에서도 형언할 수 없는 불꽃이 보이는 듯 했다.
그 순간 알 수 없는 위로와 격려가 내 어깨로부터 등을 흐르며 전율을 만들어낸다.
내 눈에선 알길 없는 눈물이 떨어진다.
눈물이 불꽃으로 변한다.

이젠 번민할 겨를도 없다.

이젠 우리가 말씀을 지고 선 것이 아니라 말씀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다. 
후!
우리 사이에 누군가의 짧은 날숨이 들린 듯 했다.
그리고 우린 약속한 듯이 말씀이 나 인듯 말씀이 되어 강물에 들어섰다.
한 발을 딛는 찰나가 슬로우비디오처럼 느껴진다. 차가운 물속에 담겨야 할 내 발은 아직도 공기를 지나고 있다.
그리고 이윽고 단단한 마른땅에 닫는다. 마른땅이다. 먼지마저 일고 있는...
눈을 들어보니 수많은 물, 그 물덩어리들이 공중에 튕겨지며 거대한 바람과 구름과 뒤 섞여 저 멀리 달려 가고 있다.
마치 하늘을 찌를 듯 거대한 물이 장수와 같이 한 쪽에 서서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다.

오직 강물만 바라보던 우리의 굽은 시선은 이제 꼿꼿이 위를 향한다.

어느새 우리는 허리를 곧게 세우고 어깨를 당당히 펴고 있다.
두 발은 마른 땅 위에 견고히 디디고 섰다.

하나님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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