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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이 잠이 깨어 이르되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선교단 사역을 십 수년 하면서 늘 마음 한 켠에 가지고 있던 한 가지 짐은 내가 섬기고 있는 교회와의 관계였다.

늘 주일에 사역이 잡히는 경우가 있어 다른 교회에서 예배 드리기도 하고 지속적인 봉사는 가급적 맡지 않았고 교회행사에도 대부분 빠지기 일수였다.

물론 상황적인 제한 때문이었지만 그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교회공동체에 깊이 들어가지 못하게 되었다.

자연히 많은 경우 영적 공급도 스스로 묵상하거나 선교단의 멘토들을 통해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때로는 교회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었다.

멘토들이 있는 교회로 옮겨갈 생각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교회에 대한 기도에는 하나님은 늘 묵묵부답이셨고 그 무응답은 지금까지 기다림의 사인이 되어 왔다.

 

그렇게 16년이 흘렀고 비로소 작년부터 생각지 못했던 변화가 찾아 왔다. 그 변화는 교회의 변화의 시점과 맞물려 있었다.

교회 청년들을 향한 마음이 어느 샌가 싹트기 시작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교회의 청년들은 대부분 모태신앙들이고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친구들이다.

그렇게 어려서부터 교회공동체에 너무나 익숙한 청년들은 어려서의 추억을 지나, 중고등부 시절의 열정도 지나고 지금은 깊은 갈급함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다.

그 갈급함을 놓아 버린 절반의 청년들은 가끔씩 교회를 찾아오는 손님이 되었고 남아 있는 청년들은 교회의 많은 일들을 도맡아 하면서도 채워지지 않는 갈급함으로 몸부림 치고 있었다.

이들에게 교회는 마치 가족과도 같았고 그래서 누구보다 공동체를 향한 애정이 크기 때문에 그만큼 실망도 많이 했던 것 같다.

가족끼리 누구보다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기대가 크고 실망도 큰 것처럼..

마치 우리 교회에선 하나님을 만날 수가 없는 것 같다고..

그래서 몇 몇 청년들은 그 갈급함을 채우려 다른 모임들을 찾아 다니기도 한다.

이미 떠난 다른 친구들처럼 떠날까 고민도 해 보지만 사랑하는 공동체를 쉽게 떠나지 않는다.

 

내 경우와 청년들의 경우는 반대이면서도 비슷한 갈등을 가지고 있었다.

15년이 지나 이 청년들을 향한 마음을 주시면서 주님은 어떠한 일을 계획해 놓으신 건지.. 알 수 없었지만 그저 최선을 다 했던 것 같다.

나의 한계는 더욱 많이 드러났고 주님의 도우심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경험했다.

열정만으로는 만나지지 않고 이해 되지 않는 부분들이 커져만 가기도 했다.

 

1년 정도의 시간이 흘러 올해 초 첫 번째 약속을 받았다.

내가 그들에게 한 마음을 주고 그 속에 새 영을 주며 그 몸에서 돌 같은 마음을 제거하고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주어
내 율례를 따르며 내 규례를 지켜 행하게 하리니 그들은 내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리라

<에스겔 11:19-20>

 

그리고 몇 일전 청년들과 함께 자신들의 갈급함을 토해 내며 아파하던 어느 날 밤 또 하나의 마음을 주셨다.

 

‘야곱이 잠이 깨어 이르되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야곱이 브엘세바에서 떠나 하란으로 향하여 가더니
한 곳에 이르러는 해가 진지라 거기서 유숙하려고 그 곳의 한 돌을 가져다가 베개로 삼고 거기 누워 자더니
꿈에 본즉 사닥다리가 땅 위에 서 있는데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았고 또 본즉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 위에서 오르락내리락 하고
또 본즉 여호와께서 그 위에 서서 이르시되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네가 누워 있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이 되어 네가 서쪽과 동쪽과 북쪽과 남쪽으로 퍼져나갈지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야곱이 잠이 깨어 이르되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이에 두려워하여 이르되 두렵도다 이 곳이여 이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집이요 이는 하늘의 문이로다 하고
야곱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베개로 삼았던 돌을 가져다가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그 곳 이름을 벧엘이라 하였더라 이 성의 옛 이름은 루스더라

 

야곱은 어려서부터 어머니 리브가와 깊은 밀착관계였다.

늘 어머니의 치마폭에 있었고 어머니가 그 입에 넣어주는 말을 가지고 아버지 이삭과 형 에서를 속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에서의 보복을 두려워 한 야곱이 어머니의 오빠,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망가는 중이었다.

항상 어머니의 치마폭에 감싸져 있던 야곱이 처음으로 어머니와 떨어져 홀로 도주할 때의 야곱의 마음은 어땠을까?

항상 아버지의 섬기는 하나님의 보호하심 아래 있었고 그래서 그 장자권과 장자의 축복을 가로채기까지 했던 야곱이었는데 일순간에 어머니를 포함한 그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 것 같은 그 도상에서 야곱은 정말 떨며 두려워하며 외로워했을 것이다.

 

그 밤에.. 돌 베개 하나 의지해 두려움에 웅크린 채 잠을 청하는 야곱에게 하나님이 찾아오셨다.

그리고 조부 아브라함에게 축복하셨던 그 약속을 야곱에게도 주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야곱은 깜짝 놀랐다.

그리곤 깨닫게 되었다.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야곱은 조부 아브라함과 아버지 이삭의 집에만 하나님이 계시는 줄 알았었다.

그러니 그 집을 떠나 하나님도 떠났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하나님은 그 밤에 야곱과 함께 그 빈들에도 계셨다.

 

이 말씀은 16년간 교회에 대해 묵묵부답하시던 주님으로부터 들려진 강력한 메시지였다.

그리고 이 1,2년간 이미 그 말씀을 내 삶에 허락하신 청년공동체 안에서 입증하고 계셨다.

주님은 어디에만 계시고 어디에서만 일하시는 하나님이 아니셨다.

지금 내가 홀로 웅크리고 있는 어두운 그 자리에도 주님은 함께 계셨다.

이제 이 교회공동체 안에서도 그 약속을 보이시고 성취하시겠다는 선언이 되어 내 마음 속에 울렸다.

물론 이 약속을 믿고 따르는 자들에게 보여질 것이다.

 

갈급함을 가진 청년들과 붙잡을 새로운 비전이 생겼다.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에도 계십니다’

라는 고백을 들을 날이 올 것입니다.

부모의 신앙으로부터 건강하게 분리되어 홀로 서서 나의 하나님을 고백하며 하나님이 함께 계시는 주체가 되어질 청년들을 꿈꾸게 하셨다.

믿음의 일세대는 다시 우리들이다!!

 

 

이에 두려워하여 이르되 두렵도다 이 곳이여 이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집이요 이는 하늘의 문이로다 하고
야곱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베개로 삼았던 돌을 가져다가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그 곳 이름을 벧엘이라 하였더라

 

벧엘, 하나님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