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을 하루 종일 듣고 저녁에는 복음을 들은 지체들을 위해 뮤지컬 공연을 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메일을 열었는데 베트남의 한 선교사님으로부터 기도편지가 와 있습니다.
기도편지의 내용을 별 생각 없이 읽었는데 예고 없이 가슴을 치는 글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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벳남 땅에 들어온지 어연 20년이 되어갑니다.
두려움, 불안, 분노, 환희, 보람, 감격이 차례로 훑고 지나갔습니다.
돌이켜볼수록 통한과 후회로 가슴이 찢어집니다.
모세가 가데스에서 분을 못 이겨 지팡이로 힘껏 2번이나 바위를 내리쳐서
하나님의 거룩함에 먹칠을 한 것처럼, 저희의 20년 광야생활이 그랬습니다.
그래도 하나님은 바위에서 물이 나오게 하셨습니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열심히 뛰었지만 기도는 적게 했고,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기 보다는 베트남 문화에 더 심취했었고,
베트남 문화에 대해 좀 알게 되면서는 교만이 머리끝까지 찼었고,
우리의 사역을 몰라주는 고국교회에 대해 원망이 앞섰습니다.
그 옛날 조선 땅에 복음을 가지고 온 노란머리 파란 눈동자의 선교사들을 동경하면서도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여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기독교를 흉악한 종교(나라를 팔아먹는 매국노 종교)로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우리가 곧 복음이어야 하고
우리가 곧 사랑이어야 하고
우리가 곧 교회 그 자체이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깨달은 것은,
단번에 순교하는 것 보다, 살아서 행실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하나님이 내 한 목숨 바쳐서 벳남의 복음화를 이룰 수 있다고 하시면,
당장 드리고 싶습니다. 화형이든, 목베임이든, 사자밥이든지 간에.
그러나,
살아서 죽은자 같이 살아야 하는 것, 이것이 이 땅이 필요로 하는 선교입니다.
오늘 민수기 말씀에서 바위를 2번 내리 친 모세를 징계하시면서도 물이 나오게 하신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우리의 20년의 잘못을 징계하시더라도,
이 땅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이루어지기를 오늘도 목놓아 부르짖습니다.
그래서 벳남민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되는 날, 저희는 천국에서 춤을 추겠습니다.
그러나 이 땅에서 춤을 출 수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2011년 5월 10일 화요일에 삿갓부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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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고개를 숙이며 기도합니다.
살아서 죽은 자 같이 살아야 하는 것…
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입었으나 그러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 노릇 하라
<갈라디아서 5:13>
자유케 하셨으나 종노릇 하기로 선택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자유는 훼손되지 않습니다.
주님이 그러셨듯이 주의 형상을 따라 한 선교사님 부부가 그러하셨듯이 저에게도 그 주님의 형상이 내 안에서 열매 맺기를 고개 숙입니다.
2008 Captured from Vietnam Localize Project Documentary by Agul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