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고백 ...

6개월전 마약과 알코올 중독자였던 기욤이 처음 아침 기도회에 와서 말씀을 3개월 만에 읽고 변화되는 것을 옆에서 보며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이 아이는 겸손하기까지 해서 구원받고, 세례 받고, 말씀 받고, 쓰임 받고 또 소명까지 받은 하나님의 큰 은혜안에 있는 청년입니다. 그렇게 저희 부부에게는 나름 첫 열매이고 어색하지만 마음으로 낳은 자식 같은 귀한 청년입니다.


그런데 기욤이 약 한달전 부터 알코올 중독자 어머니의 박해를 못이기고 나와서 같은 또래의 교회 청년집에서 지내고 있고 그러다가 또 다른 청년의 집에 거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집에 들어가길 바랬는데 기욤은 결국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기욤은 말씀의 은혜는 많은데 섬김이 아직 부족한 다른 프랑스 청년들과 다름없는 20살짜리  청년입니다. 기대가 많아서 인지 잔소리같지 않은 잔소리도 하면서 저희와 사이가 좀 벌어진 것 같습니다. 기욤은 저희가  늘 자신에게 좋은 이야기만 해주길 바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저런 핑계로 지금 딱히 수업도 없는 기욤이 아침 기도회에 나오지 않은지 몇주가 지났나봅니다. 이 녀석이 예전에 우리 부부 말이면 그렇게 잘 듣더니 이제는 슬슬 눈치만 봅니다.


오늘은 금식 기도회인데 오후 3시에 나타나 요즘 복음서를 편지통에 넣는 일을 하는 성도(정) 을 따라 5분도 안 있다가 나가는 것입니다. 그동안 그 녀석을 그렇게 먹이고, 입히고, 신기고, 말씀과 기도로 키운 기욤이가 이제 우리가 필요없는 것입니다. 사실 먀악과 술의 중독에서 끊어지게 한 것도 주님이시고, 주님께서 입히고 먹이고 신기는 것을 주님대신 우리가 대신 했을 뿐인데, 인간적으로 서운한 감정이 앞섰던 모양입니다.


지금 기욤에게 필요한 것은 그의 삶에 부재했던 아버지의 역할을 해줄 "정" 이지 저희가 아닌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금식기도회에 나타난 기욤처럼 40분 걸어서 교회 문을 열고 나타난 브라이언이 제 옆에 앉아 새소리를 내며 말씀을 읽는 모습을 보니 다시 자녀가 생긴 것 같은 기쁜 마음이 생겼습니다. 아.. 이제는 정말 기욤을 내려놓아야 하는 구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미 말씀으로  성장한 기욤은 오히려 정을 따라다니며 실질적으로 전도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 이제 말씀을 잘 아는 기욤을 위한 길이고 그것을  하나님께서 자연스럽게 인도하신 것임을 인정합니다.


부끄럽지만 이제 기욤을 내려놓습니다. 제가 한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를 키우시고 있음을 인정하며 내려놓고 더 뒤에서 기도해주어야지 다짐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새로운 말씀을 먹일 청년들을 더 보내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정말 어미새같은 마음 (?) 입니다.  서운하지만 다 큰 자식 제힘으로 어쩌겠냐 싶습니다. 아... 아직 자식도 없는데 정말 어머님들이 하시는 말씀이 오늘따라 잘 이해되네요.  그저 부끄러운 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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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 선교사의 프랑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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