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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안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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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제대 후 96년 낮은울타리라는 문화선교단체에서 1년간 일했던 적이 있습니다. 선교단체이기도 했지만 ‘낮은울타리’라는 월간 잡지와 책을 출간하는 회사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 곳에서 문화센터의 간사로 문화강좌를 열고 운영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딱 1년 만에 회사를 나오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제 안에 문제가 있기도 했었고, 주님이 내려 놓도록 강권하시기도 했습니다. 하루 아침에 회사를 내려 놓고 정작 문제였던 것은 부모님께 이 사실을 얘기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때까지 부모님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92년 복음을 듣고 주님을 영접하고서도 믿지 않으시는 강한 부모님 앞에선 늘 위축되었었습니다. 그래서 내 신앙을, 나의 삶의 방향을 당당히 얘기하지 못하고 회피했었습니다.
군대에 있으면서 여러 말씀을 통해 앞으로의 나의 삶이 레위 지파와 같이 하나님만이 나의 분깃인 삶을 살 거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여호와께서 또 아론에게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의 땅에 기업도 없겠고 그들 중에 아무 분깃도 없을 것이나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 네 분깃이요 네 기업이니라 <민수기 18:20>

그럼에도 부모님께는 나는 하나님을 위해 살겠다고 자신 있게 얘기하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을 믿으면서도 어엿한 사회 생활을 하리라는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애를 써야 했습니다.
그래서 낮은울타리에 들어가면서 사실 안도의 숨을 쉰 것도 있었습니다.
부모님께는 사역자로서가 아니라 건실한 기독교 출판사에 취업했다라고 얘기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그 회사를 하루 아침에 돌연 그만두게 되면서 차마 부모님께 그 사실을 바로 말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곤 그 당시 문화센터에서 만난 김이경 집사님(지금의 액츠 창단리더, 브라질 선교사)과 마음을 나누다가 김이경 집사님이 일본에 가서 뮤지컬<죽임당하신 어린양>을 가르치러 간다는 얘길 듣곤 무작정 따라가겠다고 부탁했습니다.
퇴직금으로 받은 20여만원의 비용이 딱 항공료였습니다. 그리곤 복음을 들었던 한국제자훈련원에 훈련을 들어갔다가 마지막 날 바로 일본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물론 부모님껜 사실을 숨기고 회사에서 일본에 연수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갔습니다.

일본에서의 은혜는 여기서 잠깐 언급하기엔 지면이 부족할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다시금 주 앞에 내 삶을 헌신하는 고백을 받아내셨습니다.

일본에서 귀국한 날 부푼 가슴을 안고 집 근처 지하철 역에서 버스를 타고 내려 집으로 가방을 끌고 걸어가는 중 부모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너 지금 어디냐? 너 오늘 일본에서 돌아오는데 몇 시즘 오는지 몰라 회사에 전화해 봤더니 너 지난 주에 이미 퇴사했다고 하던데 어떻게 된거냐? 빨리 튀어 와서 설명해 봐라!!”

날벼락 같은 소식에 집으로 가는 10분여의 시간이 아득해졌습니다.

너무나 두려운 마음으로 하나님께 도움을 청했습니다. “어떻게 하죠? 어떻게 부모님께 얘기하죠?” 머리 속이 하얗게 되기만 합니다. 
집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오르막을 한 발 한 발 무겁게 떼며 걷고 있을 때
거의 대문 앞에 다다라서 마음 속에 불현듯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그 말씀이 오늘 오전 묵상한 말씀입니다.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시인할 것이요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부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부인하리라

<마태복음 10:32,33>

어떻게 집으로 들어갔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부모님 앞에 앉아 어떻게 된 거냐는 부모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처음으로 부모님 앞에서 신앙고백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
지금까지 교회를 다니면서 부모님께 마치 신앙이 내 삶의 어느 한 부분인 것처럼 말하고 행동했지만 아니라고.. 전부라고.. 나는 내 삶을 하나님을 위해 살겠노라고..부모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지 못할지라도 내 신앙을 버릴 수 없다고
………

부모님은 기가 막히셨는지 말이 막히셨는지, 말할 가치도 못 느끼셨는지 그저 눈 앞에서 사라지라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아무도 없는 내 방에 내려와 그제서야 힘이 빠지면서 침대에 풀썩 엎드려 그 때부터 울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거절감 때문도 아니고, 상처받아서도 아니었습니다. 내 신세가 처량해서도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저 깊은 배 속에서부터 목구멍까지 차 오르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네가 나를 사람 앞에서 시인했으니 나도 너를 내 아버지 앞에서 시인한다. 사람들은 너를 부인하겠지만 나는 너를 시인한다.!!”

계속해서 차 오르는 이 말씀 때문에 감격해서 울고 또 울었습니다.

이 날이 지금까지의 삶의 한 마디가 새겨진 날이었습니다.

오늘 아침 이 말씀 앞에 다시 앉아 다시 옷깃을 여밉니다.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화평이 아니요 검을 주러 왔노라
내가 온 것은 사람이 그 아버지와, 딸이 어머니와,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불화하게 하려 함이니 
사람의 원수가 자기 집안 식구리라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고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며
또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니라
자기 목숨을 얻는 자는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얻으리라
<마태복음 10:3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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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 7월 In Japan Musical Team <Kaze 風>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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