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백으로 하기엔 왠지 미사어구 같은..

by tentmaker posted Sep 2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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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의 어떤 찬양은 내 고백으로 하기엔 때론 미사어구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 날 아침 말씀이 처음에 그랬습니다.

 

지존자여 십현금과 비파와 수금으로 여호와께 감사하며 주의 이름을 찬양하고 아침마다 주의 인자하심을 알리며 밤마다 주의 성실하심을 베풂이 좋으니이다

시편 92:1

 

그 날, 그 즈음의 마음 상태는 그랬습니다. 괴롭고, 무겁고, 답답하고 무기력한 마음, 그리고 어떤 사건에 있어서 아무리 들여다 봐도 시비를 가릴 수 없고 바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 점점 아무것도 모르게 되버린 것 같은 캄캄함이 괴로웠습니다.

 

악인들은 풀 같이 자라고 악을 행하는 자들은 다 흥왕할지라도 영원히 멸망하리이다

시편 92:7

 

뒷부분보다 앞부분이 현재는 와닿습니다. 악은 빠르게 활동하며 나의 손발을 묶어 버리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찬양이 내 고백처럼 되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다음 구절에서 약간 의아했습니다.

 

여호와여 주께서 행하신 일이 어찌 그리 크신지요 주의 생각이 매우 깊으시니이다

어리석은 자도 알지 못하며 무지한 자도 이를 깨닫지 못하나이다.

시편 92:6

 

'주의 생각이 얼마나 깊은 지 지혜로운 자도 지식이 많은 자도 깨닫지 못한다..' 라고 되어 있었다면 그런 느낌이 없었을텐데.. 

어리석은 자가 알지 못하고, 무지한 자가 깨닫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닌가? 굳이 그런 사람들을 주의 생각의 깊이에 견줄 필요가 있는가? 

문장이 어색하다…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마음에 이어 다른 마음이 비춰졌습니다.

 

'맞다…. 주의 생각의 깊이 앞에서는 아무리 지혜롭고 지식이 많아도 그 분 앞에서는 어리석고 무지한 것이 맞다.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 것이 그 분의 지혜이다.'

이 마음이 들어오자 마음에 평안이 찾아 왔습니다.

그 전날까지 전 솔로몬의 지혜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솔로몬처럼, 판관 포청천처럼, 지혜롭게 판단하고 판결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현실에서 마치 에서와 야곱을 구분조차 못하는 눈이 어두운 이삭같은 나의 모습이 싫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지혜 앞에 서자 나의 어리석음과 무지는 당연한 것이었고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악인이 풀처럼 자라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의인은 종려나무 같이 번성하며 레바논의 백향목 같이 성장하리로다

이는 여호와의 집에 심겼음이여 우리 하나님의 뜰 안에서 번성하리로다

시편 92:12,13

 

하나님의 집에 심기워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집에 심기워진 나무는 성장할 것이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이 내 마음 안에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내 안에 심기워진 너와 너희는 안전하다. 너는 성장할 거다.진액이 마르지 않는 커다란 나무로 성장할 거다. 

너를 향한 나의 사랑은 아침마다 새롭고 너를 향한 나의 성실함은 밤마다 고백되어질 것이다.'

 

여기까지 듣고 나자 내 앞에는 선택해야 할 것이 생겼습니다.

 

지금의 소경 같은 내 모습과 악의 흥왕, 무지와 무식에 초라해하며 불평할 것인가?

 

아니면 측량치 못할 주의 지혜로 아침마다 주의 사랑이 새롭고 주의 성실하심이 언제나 내 삶 가운데 베풀어지고 있다는 것을 선포(proclaim)할 것인가?

 

저는 선택했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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